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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천에 핀 새로운 '꽃', 남인화포가 물들인 세련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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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daily.com.cn|업데이트: 2025-12-24

광라오현(廣饒縣)의 남인화포(藍印花布) 무형문화유산 공방에 들어서면, 나무 프레임 위에 걸린 수십 필의 남인화포가 바람에 따라 가볍게 나부낀다. 농도가 서로 다른 푸른빛과 흙빛이 어우러져, 마치 흐르는 예술 두루마리처럼 보인다. 이곳은 시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자 쑹신량(宋新良)의 '염색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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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장 마당에서 남인화포를 말리고 있는 쑹신량. [사진 출처: 위챗 공식계정 'wenlvdongying']

쑹신량은 책상 앞에 엎드린 채 조각칼을 손에 쥐고 크라프트지 위를 세심하게 오가며 복잡한 문양을 새겨 나가고 있다. "남인화포를 만드는 데는 열 가지가 넘는 공정이 있고,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천을 고르고 탈지하는 과정에서부터 패턴판을 조각하고 염색해 담그고 말리는 데 이르기까지 공정은 매우 복잡하며, 하나의 패턴판을 완성하는 데만도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이 기술이 그에게 이르러 이미 4대째 전승되고 있다.

염색 공방 안에서는 거대한 염색 항아리에서 잔물결이 인다. 전통적인 청색 염료는 쪽풀 잎에서 비롯되며, 쪽을 만드는 과정과 침전 등의 공정을 거쳐 '인디고'가 만들어진다. 천은 여러 차례 담갔다가 산화되는 과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이상적인 색감을 띤다. "갓 건져 올린 천은 황녹색인데, 공기와 닿으면 산화되면서 푸른색으로 변한다." 쑹신량은 자부심을 담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힘이자, 선조들의 지혜이다."

천년에 걸친 기술이 어떻게 잊히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쑹신량은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끊임없이 혁신을 모색했다. 그의 공방에는 전통적인 인디고 색상뿐만 아니라 회황색, 적갈색 등 다양한 계열의 천들도 놓여 있다. "이 색들은 자연에서 얻은 것이다." 노란색은 괴미에서, 빨간색은 소목에서 추출하고, 검은색은 오배자나 진한 차로 염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커피 찌꺼기조차 염색 원료가 될 수 있다.

문양에서도 그는 과감한 시도를 이어갔다. 전통적인 길상 문양과 현대적인 기하학 무늬를 결합해 꽃무늬 천이 오늘날의 미감에 더 잘 어울리도록 했다. 이러한 혁신은 시장의 호응으로 이어져 베이징과 상하이의 디자이너 브랜드와 의류 회사들로부터 주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품 역시 전통적인 직물에 머물지 않고 의류, 스카프, 홈 인테리어, 문화 창작 제품 등으로 확장되어 현대 생활에 한층 가까워졌다.

주문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성과도 가져왔지만, 쑹신량이 더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자신의 솜씨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는 점이다. "손으로 순수하게 식물만을 사용해 염색한 천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이념과 잘 맞는다."라고 그는 말했다. "천 한 장 한 장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수작업이 지닌 온기이다."

전승인으로서 그는 더 많은 체험 수업을 열어 젊은이들이 직접 판을 새기고 염색에 담가 보며 초목 염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석양의 잔빛이 바람에 나부끼는 꽃무늬 천 위에 쏟아지고, 천 년의 기술은 빛과 그림자 속에서 새롭게 살아난다. 조상들의 손에서 건네받은 조각칼은 쑹신량의 손에서 전통의 무늬를 새길 뿐만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한 길도 함께 새겨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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